미제루설계소묘
이 집의 부지는 강화도 민통선 검문소를 지나 양오리란 작은 마을에 있다.
풍수지리로 볼 때 이 부지는 명당자리여서
부지에 서 있노라면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한다.
이 곳에 거주할 건축주인 김교수 부부의 마음가짐과 정신은
전원생활을 할 덕목을 갖추고 있었다.
채소, 화초, 나무를 좋아하고 마을의 일원이 되려는 노력이 역력하며
이 부근 선배교수와도 친분이 두터워 나로 하여금 그렇게 믿도록 하였다.
새로 지어질 집의 개념들을 생각해 보았다.
가정 중심공간구축,
땅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전제된 공간배치,
실내공간과 외부공간과의 필연적 관계형성,
「채」개념의 현대적 적응 - 이러한 내용들이 이 집을 설계하면서
생각한 개념의 틀이다.
이 곳 양오리의 주택은 한국적 공간구성의 필연적 원리들을 중시하는
계획으로 구성하였다.
중심부에 마당을 놓고 주변의 켜에
건축주가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실로 배치하고
실들의 바깥켜에 대한 땅과 실내공간의 긴밀한 관계를 갖도록 구성하였다.
건축주의 마음가짐을 볼 때,
이 곳에 누(樓)를 설치하는 것이
필연적 요소로 생각하였다.
또한 안방과 누를 1개의 축선상에 배치하는 방법도 시도하였다.
안방의 위치를 예전과 같이 폐쇄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오히려 집의 중심적 축선상에 위치시켜
이 방의 주인이 곧 이 집의 주인임을 암시케 함은 물론
누를 통한 전면의 경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건축의 내외부공간 만들기는 나의 의지에 의한다기보다
무위(無爲)의 개념으로 사람·자연·건축의 관계를 충실하게 맺어주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래야만 건축이 저절로 그렇게 된 것 같은 자연스러움과
원래 거기 있었던 것 같은 조화로움,
그리고 해학이 가득한 지혜로움을 간직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집에 있는 누의 이름을
미제루(未濟樓)라 하였다.
이는 64괘 이름에서 따왔다.
마지막 괘 이름인 「미제」,
그 바로 앞 괘인 63번째가 기제(旣濟)임에 반하여
이 세상의 삼라만상은 늘 바뀌고 순환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 곳에서 닦아지는 김교수의 학문과 다져지는 우정도
이 누의 이름이 의미하듯
늘 닦여져서 깊어지고 새로워질 수 있길 기대한다.
그래픽디자인, 글 :
방철린/건축그룹칸
미제루(未濟樓)설계개요
건 축 주 : 김장복
설계감리 :
방철린 건축그룹칸종합건축사사무소
시 공 자 : 범신창건
대지위치 : 경기도 강화군 송해면 양오리155-6
(신)23013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전망대로 423길 184번지
지역지구 : 준농림지역
대지면적 : 480.00㎡ (145.20평)
건축면적 : 152.61㎡ (46.16평)
연 면 적 : 171.42㎡ (51.85평)
건 폐 율 : 31.79%
용 적 률 : 28.68%
용 도 : 단독주택
규 모 : 지하 1층, 지상 1층
구 조 : 철근 콘크리트조 + 조적조
외부마감 : 노출콘크리트, 외부단열재 위 아크릴계 코팅재 마감
설계기간 : 1999. 1. ~ 1999. 4.
공사기간 : 1999. 4. ~ 199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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