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도몽돌해수욕장과 팥섬
서울서 큰맘 먹기 전엔 가보기 힘든 남도여행을 일박이일 하였습니다.
미국으로 시집간 외동 딸이 갑자기 사위따라 출장을 와
사위는 부산가서 없고 딸만 잠시 집에 머물고 있는데,
마침 아들 집이 이사를 한다고 두돌 지난 친 손주까지 집에 맡겨져 와 있는 터라
90세 넘은 노 장모까지 모시고 주말여행이나 하자고 하였습니다.
평소에 안 가보던 남도나 가보자고 결론을 내리고
토요일 이른아침 숙소도 정하지 않은 채 그냥 훌쩍 집을 떠나 버렸습니다.
서울-대전-통영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타니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남쪽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진작 와 볼걸 와 보지도 않고 멀다고 가만히 앉아 게으름만 핀 게 후회 될 정도였습니다.
진주에서 사천으로 빠져 제법 사장교의 멋을 살린 삼천포대교를 지나니 남해섬입니다.
육지에서는 긴 시간 여행에도 못 느꼈었는데
섬에 들어서니 비로소 일상에서의 일탈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섬 경치에 취해 홀린 듯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가니
모든 일을 잊어버린 망각의 세계 그 자체입니다.
여기저기서 내려서 사진도 찍고 자연감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즐거운 시간의 연속입니다.
섬길을 돌아 돌아 운전을 하는데
차창 밖 저 아래로 조그만 해변이 눈에 띕니다.
지나치기엔 아까워
그냥 핸들을 꺽어 마을을 지나고 계속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바다 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자갈 깔린 바닷가에 다다르니 섬과 함께 평화롭게 떠있는 조그마한 배들이 시선을 끕니다.
작은 섬들을 연결한 듯한 방파제와 함께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가 꾀나 포근함을 가져다 줍니다.
항도 몽돌해수욕장과 팥섬입니다.
사진, 글 방철린(여행기간 2009053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