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중심부를 흐르는 센강(Seine River)은 서쪽으로 흐르고 흘러 노르망디(Normandie)지역에 이르러서 대서양으로 빠져나간다. 이 센강의 하구를, 프랑스 입체파미술에서 기인한 듯 용틀임하는 곡선도로로 이어진 기나긴 노르망디 대교를 남쪽으로 타고 내려와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아름다운 항구도시 옹플뢰르(Honfleur)가 나타난다. 이곳 옹플뢰르는 항구의 배들이 항구 주변으로 있는 이 지방 특유의 집들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도시여서 더욱 매력이 넘친다. 이 곳은 프랑스 인상주의의 선구자역할을 한 외젠부댕(EugèneLouisBoudin) 의 고향이기도 하거니와 그에게서 영향을 받아 프랑스의 19세기 미술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모네(Claude Oscar Monet)와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작업의 현장이었기도, 주옥같은 그림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대서양과 면하고 있는 이곳 옹플뢰르는 옛부터 교역이 활발했던 항구도시로서의 풍요로움과 풍취가 살아있기도 하거니와 이 지역 노르망디 특유의 건축구법이 도시의 특별한 맛을 살리고 있어 매력이 더해진다. 이 곳은 단단하고 병충해에 강해 건축자재로 안성맞춤인 참나무가 많아 건축에 많이 이용되었다. 도시 곳곳에는 급한 경사지붕과 함께 이 나무로 만들어져 건축의 구조적 특징이 외부로 그대로 노출된 건축들이 즐비하여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힘든 노르망디의 독특한 도시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목조건축이 다른 지방의 건축과 차별화하는 특별한 건축형식미로 이 도시를 빛내고 있는 것이다. 이 도시의 상징처럼 남아 있는 성카트린느교회(Saint Catherine's Church) 와 그 종탑 또한 특별한 목구조로 만들어졌다. 본당의 경우 목구조 고딕형식을 취하면서 내부의 폭을 넓게 하기 위하여 더블 박공형식으로 만들어 다른 곳에선 맛 볼 수 없는 특별한 교회내부 풍경을 만들어냈다. 종탑 또한 목구조를 건축외부로 과감하게 노출시키는 시도로 특별한 형태의 도시 오브제로 등장시켰다. 도시의 골목 골목을 섭렵하면서 노르망디스타일의 목구조 건축물을 접하는 것도, 골목 속에서 인간적 스케일의 도시 맛을 느끼는 것도 건축과 도시의 창조적 생각을 하게 하는 특별한 도시여행의 경험으로 내맘 속에 남는다.
한강이촌지역에 보리가 다 익어 황금빛 벌판이 물결친다. 곡식을 가지고 관상용 이야기를 하면 어떨지 몰라도 보기엔 좋고 마음도 끌린다. 그냥 마음이 흐믓해진다. 도시생활을 하다 보니 어릴 때 본 보리기억이 전부였는데 몇년 전 부터 한강에 보리를 길러 덕분에 전원느낌을 느낄 수 있어 좋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흑색보리다. 지난 겨울부터 팻말이 붙어있었는데 지금보니 그 팻말에 있던 흑색보리가 이건가 보다. 흑색보리를 보니 생소하면서도 다른느낌으로 다가온다.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는데 예쁜 무당벌레가 눈에 들어온다. 까만 보리위에 빨간 무당 벌레가 눈에 잘 띄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잘 어울린다. 색의 조화인가 형태의 어울림인가....
선거날 사전투표는 5일날 미리했겠다 대기오염 피한다고 아침일찍 출발하여 도착한 곳이 대천해수욕장이다. 가는동안 꾸물거리고 비내리던 하늘이 도착을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쨍~ 하고 맑아졌다. 미세먼지 수치도 12, 34 수준으로 200에 가까운 서울이나 타지역에 비하면 이상하리만큼 좋은 상태다. 60년만에 해수욕장을 보는기쁨 또한 적지 않았다. 정말 감개무량하다. 1958년도여름에 마지막으로 갔었으니... 바다를 벗하며 하루를 보냈다. 눈이며 가슴 속이며 정신까지 모두 말끔해 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