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늦은 여름에 들렀던 호암산 호압사엘 다시 들렀다.
관악산 서울대 캠퍼스 계곡을 공유한 서쪽 삼성산에 위치한 호랑이 모습을 한 봉우리가 호암산이다. 호압사는 그 봉우리 서쪽 밑에 위치한다.
조선조 초기 비보사찰로 지정되었다는 이야긴 없지만 한양궁궐의 안위를 위해 호랑이 기를 누르려 지었다 한다.
도량의 조성이나 건축이 품격을 갖추기엔 미흡함이 많지만 호암산 기세도 좋거니와 위치가 높아 시흥의 시내가 내다 보이고 영내의 소나무 숲이 풍성한 가운데 동쪽 공지의 많은 벤취와 시원한 풍경이 등산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지난번 들렀을 때 사찰의 뒤쪽 소나무가 많이 있는 공간이 좋아보여 승려들의 불도(佛道)에 이르는 계정혜(戒定惠) 수행 공간이 어떨까 들어가 보려다 행자 같아 보이는 젊은이에게 저지를 당하였다.
더욱 호기심이 생겨 우회하여 뒤쪽으로 접근해 보려 하였지만 상당히 너른 범위에 휀스를 쳐 놓아 포기하고 그냥 갔었는데 이번엔 북쪽에서 접근을 하고 보니 휀스 중 한 칸이 뚫려있어 숨죽이고 도둑질 하듯 들어가 숲 속의 공간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 공양을 위한 장독대와 승려들의 수행을 위한 듯한 조용한 소나무 숲 공간이 자리하였다.
요사채 가까이에선 또다시 저지를 당하였다. 요사채의 외모로 보아선 내부 보는 걸 포기해도 될 듯 싶었다.
숲 속으로 일꾼들이 드나드는 걸 보니 숲 정비 공사를 하려고 잠시 휀스를 열어 놓았던 것 같았다.
도둑 촬영한 사진 속 절집 특히 1935년에 지어졌다는 약사전의 지붕 등 눈을 거슬리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비교적 덜한 부분만 가려 촬영하고 자르고 골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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