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 볼일을 보러가던 중 점심을 해야겠기에 휴게소 대신 대전 남간정사엘 들렀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멀지 않아 이곳에 들러보고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하려는 심산이었다.
남간정사는 병자호란 후 북벌론을 펼치지 못해 안타까운 맘으로 평생을 보낸 송시열선생이 후학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남간정사의 문을 열고 정원으로 들어가니 방지 옆 꽃핀 배롱나무가 나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노병같이 오랜세월 남간정사를 지켜온 배롱나무가 더욱 믿음직하다.
방지 맨 앞쪽으로 가 남간정사의 모습을 보았다.
이 곳에서 보는 남간정사의 모습에 나한테는 늘 최고였다.
난 늘 남간정사가 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보다 더 멋진 건축이라 생각하였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고 사색을 하기에는 폭포의 우람한 소리 보다는 옥구슬 구르는 듯 들릴듯 말듯 한 도랑 물소리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집의 내부 분위기는 둘도 없는 음예공간으로 귀를 간지럽히는 물소리 들으며 앉아 있으면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에 빠져든다.
이게 이 집의 진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집 밑으로 흐르던 물은 흐르지 않고 있었다.
남간정사 바로 뒤에 솟아나는 샘이 있어 그 물이 집 아래로 흘러 방지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는데 그 샘은 살아 있건만 수량이 작은 듯하다.
문도 걸려있어 내부의 음예공간도 볼 수가 없었다.
안타까운 맘을 가지고 뒤돌아 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