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크레타의 왕비 파시파에.Gustave Moreau, Pasiphaé. Grisaille
크레타섬의 라비린토스에서 테세우스에게 공격당하는 미노타우로스.Barye, Antoine Louis
(Francia, París, 1795 - Francia, París, 1875)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죄인들을 심판하는 미노타우로스(Gustave Doré 그림)
미노타우로스(Minotauro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황소얼굴을 가진 반인반수(半人半獸) 미노타우로스는 포세이돈의 저주로 소를 사랑하게 된 크레타의 왕비 파시파에(PasiPhae)에게서 태어났다. 야생성이 강한 그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가 그를 가두기 위해 만든 미궁(迷宮) 라비린토스(Labyrinthos)에서 생활을 하였다.{본인이 크레타를 방문하였을 시 크레타에는 크노소스(Knosos)궁의 페허만 존재하고 있었을 뿐 라비린토스의 실체는 여러가지 설만 존재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아테네의 소년 소녀들이 크레타에 있는 그의 먹이로 제공 되었다. 그러나 미움과 저주의 주인공이었던 미노타우로스는 미노스와 파시파에 사이의 공주 아리아드네(Ariadne)의 도움을 받은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Theseus)에게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만다.
1321년 완성된 단테의 신곡(La Divina Comedia Di Dante Alighieri) 지옥 편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미노타우로스가 지옥에 떨어진 사자(死者)들의 자리를 정하는 심판관으로 등장한다. 애욕에 빠진 클레오파트라, 아킬레우스, 헬레네, 탐욕의 신 플루톤, 분노의 메듀사, 이단으로 취급당한 이슬람교의 무함마드,예수의 배신자 유다,카이사르의 배신자 브루투스 그리고 루시퍼에 이르기까지 모두 미노타우로스의 심판에 의해 지옥의 자리와 벌의 종류가 정해진다.
단테는 신곡 지옥 편에서 역사 속의 명망있는 학자와 철학가 그리고 그리스 신화 인물들이 죄가 없음에도 세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천국에 가지 못하고 지옥의 맨 위층인 림보에서 머무는 것으로 그렸고 죄를 지은 자들은 미노타우로스의 심판으로 지옥의 지정된 층에서 벌을 받는 것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림보에 머무는 자들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헥토르,카이사르 등 역사 속 주인공으로 거론 되어온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렇듯 미노아 신화에서 미움의 아이콘이었던 미노타우로스가 단테의 신곡에서 지옥의 심판관으로 둔갑한 것도 흥미있는 일이니거니와 유럽 역사 속에서 중요한 인물로 자리매김하였던 자들이 미노타우로스의 심판을 받는다는 것 또한 그러하다.
요즈음 한국 정치권의 내부가 많이 어지럽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이런 정의와 상식을 외면한 정치판은 전무후무한 것 같다. 아수라라 해도 틀리지 않는 수준 같다. 지금의 정치인들을 단테의 신곡에 대입 한다면 심판관은 누구이며 누가 어떤 판정으로 어느 위치에 자리를 잡게 될 지 사뭇 궁금하다.
지난 여름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지중해에 면한 니스에서 동쪽으로 10km정도 떨어진 곳에 에즈(Eze)라 이름 붙은 조그마한 마을을 찾았다.
이 지역은 지중해에 면하면서도 알프스의 끝자락이기도 하여 프랑스의 중부나 서부지역과는 다른,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산봉우리에 있는 이 마을은 이 지역만의 특유한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다.
프랑스의 기후적 특성은 알프스영향으로 인한 내륙지역의 대륙성 기후와 서측 비스케이만의 영향을 받는 해양성기후 그리고 남쪽의 지중해성 기후, 이렇게 세가지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곳 지중해지역은 여름에는 건조한 건기이고 겨울에는 다습하며 비가오는 지중해성 기후이면서도 알프스의 고기압영향으로 서부 노르망디지역이나 중부보다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오는 지역으로 분석된다.
비가 적게 오니 자연 타 지역에 비하여 지붕의 경사가 완만하게 집을 짓는게 특징으로 나타난다. 또한 건축자재는 이 지역에서 많이 나오는 화강암 종류의 자연석을 그대로 또는 자연스럽게 다듬어 사용하며, 이 지역에서 나오는 연한 주황색의 흙으로 쌓아 만든 벽체와 역시 이 지역의 연한 주황색 흙으로 빚은 기와를 얹은 지붕으로 구성된 집을 지었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집들이 바로 '남프랑스식'의 건축으로 불리는 것이다. 기후의 특성으로 만들어진 집의 형태 와 건축자재로 인해 집의 모습이 파스텔 톤의 색채와 함께 부드럽고 다정한 모습을 하게 되고 이 지역건축의 특징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에즈마을은 대부분 이런 집들로 채워져 있으며 좁은 골목길과 경사로의 돌계단 그리고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테라스로 구성되어있다. 마을 안에는 가게와 레스트랑 그리고 작은 호텔이 포진하고 있어 외부 관광객이 묶고 싶고 먹고 싶고 사고 싶은 충동을 갖도록 이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의 집들은 '화려함'이나 '새것'이나 '거대함'이나 '비싸보이는 재료' 와는 거리가 멀다. 옛부터 내려오는 그 집의 모습을 표 안나게 보존하는 함으로서 그 멋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다. 입구에는 성(城)으로서의 입구가 형성되어 있으며 마을 안에는 절대로 크지도 호화롭지 않은, 그래서 마음이 끌려 가고 싶은 성당도 있다. 사방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이 마을(산)의 정상부에는 선인장이 가득한 정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입장료를 받고 있었지만...
이 마을을 돌아보고 내려 오면서 비교가 되는 마을이 생각났다. 이 지중해 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나타나는 이태리의 마을 '베르나짜'나 '마나롤라'가 생각이 난다. 이태리의 이 두 마을이 잘 차려입은 이태리청년 같다면 이곳 에즈마을은 드레스 예쁘게 입은 프랑스처녀 같다고나 할까.... 이태리의 남성성과 프랑스의 여성성이 그대로 엿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 글 / 방철린/건축그룹칸 종합건축사사무소(주)/20171108/Architect Group CAAN /Bang Chulrin
bastion Fort La Reine, Saint Malo/ 프랑스서쪽 노르망디 부르타뉴지방에 있는성입니다. 말로라는 성인이 12세기에 지었는데요. 노르망디 상륙작전 폭격 때도 이 곳은 고스란히 남았답니다. 성곽 밖 대서양 쪽으로 400여미터 떨어진 곳에, 보이는 요새가 좋아보여 촬영하였습니다.여왕의 보루요새입니다. 조석간만의 차로 지금은 물이 차 있지만 썰물 때는 육지의 성과 연결되는 오묘한 곳이지요. 자연의 변화를 백분 활용하여 환경을 수시로 바꾸고 즐길 수 있는 지혜가 돋보이는 곳입니다. 방철린/ 칸종합건축사사무소(주)/20170822/ bastion Fort La Reine, Saint Malo/
칸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가 방철린은 2017년 8월18일부터 28일까지 11일간 프랑스의 서측과 중 남부 지역의 도시와 건축 그리고 인상파미술 관련 마을들을 둘러보았다. 바르비종, 오베르쉬르와즈, 지베르니,그리고몽셍미쉘을 거쳐 노르망디지역의 에트르타, 예술인의 도시 옹플뢰르, 르아브르를 보았으며 중부지역 보르도를 거쳐 카르카손성, 고르드마을, 레보프로방스, 아를, 액상프로방스, 에즈마을 등 도시적으로 건축적으로 특징이 있는 도시들과 칸느, 니스, 모나코에 이르기까지 남프랑스의 지중해 문화를 둘러보았다.
이번 서북부유럽 여행 중 인상 깊었던 곳은 스웨덴 말뫼(Malmö)의 에코마을이었다. 코펜하겐에서 3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외레순드(Øresund)해협의 길고 긴 해저터널과 다리를 건너 처음 도착한 곳이 이곳 말뫼의 에코마을이다.
코펜하겐과 마주한 스웨덴 남쪽도시인 말뫼는 인구 23만명의 작은 도시지만 조선산업으로 명성을 갖고 있던 곳인데 조선업계의 쇄락으로 1986년 이 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세계최대였던 코쿰스 크레인이 2002년도 한국의 울산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리며 ‘말뫼의 눈물’로 유명해지기도 했던 곳이다. 시간이 흘러 그 크레인을 샀던 회사지역이 ‘울산의 눈물’로 회자되기도 하지만..
말뫼 시는 물론 국가가 힘을 합하여 도시의 명성을 되찾고자 ‘내일의 도시’ 라는 명제를 걸고 뼈아픈 구조조정과 함께 코펜하겐과의 연육교를 놓고, 지식기반산업도시로의 전환을 목표로 IT, 청정에너지, 바이오와 같은 신성장 동력을 앞세워 성장에 일로매진하였다. 조선소 건물에는 IT, 청정에너지, 바이오 회사가 들어섰고 여기에 늘어나는 인구수용을 위하여 친환경 에코마을을 계획 하게 되었다. 말뫼 서쪽 해안인 베스트라 함넨(vestra hamnen)지역에 ‘내일의 도시’ 라는 명제에 걸 맞는 에너지 자급자족마을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총괄건축가는 클라스 탐(Clas Tham). '바람에 왜곡된 그리드‘ 라는 주제를 가지고 마을 의 가로체계를 만들었는데 실제로 다녀 보니 마을의 길이 속으로 깊어질수록 좁아지면서 왜곡된 바람같이 이리저리 굽어지며 구석구석까지 바람이 스며들 듯 분위기가 살아있는 게 연출력이 돋보인다.
마을입구엔 산티에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va)가 설계한 54층짜리 고층건물 터닝토르소(Turning Torso)가 서 있다. 이 도시의 발전을 의미하는 상징이며 랜드마크라는데 원래 칼라트라바 건축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마을입구에 서 있는 게 왠지 생뚱맞아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 지하는 마을의 주차장으로 준비되고 마을길은 모두 자전거 타기와 걷기에 좋은 재료로 마감이 되어 있었다.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유럽은 지금 자전거가 제일 우선이고 그 다음이 사람, 자동차가 최하위라 할 만큼 자전거를 존중한다. 그만큼 자전거 우선으로 도로체계와 교통신호등 표지판이 철저히 되어있고 자전거운행을 하기위한 교육도 철저히 한다. 이곳 역시 보행자도로가 우선이며 자전거도로, 카쉐어링 이런 말들이 교통의 우선단어로 사용된다.
이 도시는 풍력, 태양열, 태양전지, 지열, 쓰레기처리열 등을 이용한 에너지로 냉난방과 전력을 충족시킨다. 음식물쓰레기도 가스로 재생산 되며 빗물조차도 버리지 않고 조경수로 사용한다. 거리의 가로등전원도 태양전지로 켜진다. 버리는 게 없이 모든 게 재활용에너지로 사용되어 그야말로 자급자족의 도시인 셈이다. 건축의 단열재 외장재 등의 선정을 철저히 하여 단열성능과 재활용의 가치를 높인다.
조선소가 있던 자리에는 요트가 정박해있어 풍요로움을 상징하고 있으며 바닷물을 끌어들여 만들었다는 수로 양옆으로는 주거와 뜰이 연이어 있고 이곳에 나무로 만들어진 벤취가 편하게 놓여있어 쾌적한 주거생활의 면모가 보이는 듯 했으며 해변으로는 녹지대 공원 공연장 등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어있다.
그런데 이런 시설들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주거건축과 공공디자인을 내공 있는 설계자선택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완성되도록 관리하여 다른 친환경도시에 비해 품격을 높이도록 한 것이다. 인간적인 친환경건축과는 거리가 먼 우리나라 주거건축 짓기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이 지역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친 말뫼 시는 베스트라 함넨지역의 주변으로 마을건설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한다.
말뫼시 시내에서 나의 애마였던 사브의 본사건물을 보았다. 도시쇄락을 막기위해 이 곳에 옮겨 왔다가 회사마저 곤경에 빠지면서 GM에 팔리고나니 사브 마크만 덩그러니 남아 과거의 명성을 회상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 곳곳엔 부흥의 물결이 휘몰아치고 있다. 새로운 대형쇼핑센터인 훽츠 엠포리아(Facts Emporia) 대형 복합빌딩인 시티 인 더 시티(City in the City)등의 활기 넘치는 건축물들이 친환경건축물로 탄생하면서 도시 전체에 ‘내일의 도시’를 향해 달려가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었다.
지난 2015년 3월 중순에 업무차 파리출장을 하였다. 파리에서만의 시간이었기 때문에 볼일을 보는 시간 외에는 짬짬이 시간을 내어 도시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건축물답사가 목적이 아니라 거닐며 보는 도시풍경이 목적이다. 도착한 11일 첫날 오후에는 시청에서부터 에펠탑까지, 그 다음날인 12일은 아침일찍 미라보다리 부근 씨트로앵공원과 그 주변을, 그리고 13일밤 도서관과 다리건너 주변 생떼밀리용 등 시간이 되는대로 여기저기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짧은 기간의 여행이었지만 파리에서의 다양한 도시경험의 기회가 되었다.
이태리의 중부도시 라스페지아에서 기차를 타고 도심을 벗어나면 갑작스런 경치에 깜짝 놀라는데 그게 바로 리구리아해의 절벽경치. 컴컴한 터널사이 사이 마다 절벽과 바다의 모습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절묘한 경치변화에 정신을 빼앗기게 된다. 여기가 바로 친퀘테레(Cinque Terre). 이 말은 5개의 마을이라는 이태리단어다. 이 철로길을 따라 조금씩 떨어져서 독특한 경관을 가진 5개의 작은 마을이 있고 각각의 마을별 기차역이 있어 기차에서 내려 하나씩 마을의 풍광을 둘러 볼 수 있는 곳이다. 몬테로소, 베르나짜, 코르닐리아, 마나롤라 그리고 리오마조례가 그들 마을 이름이다. 이 중에 마나롤라와 베르나짜 두개의 마을을 둘러 보았는데 경사지에 적응하는 모습과 마을을 꾸미는 정성이 우리의 산동네 분위기보다는 좀더 적극적이고 세련된 맛이 있어 배울ㅍ점들이 여기 저기 눈에 띄고 골목 골목을 둘러보는 맛이 솔솔하다. 11세기 부터 있어 왔다는 이 마을들은 현재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먼저 친퀘테레의 경사마을 베르나짜(Bernazza)마을모습.... 구경하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멋있는 골목의 풍광이다.